[레딧 소설 번역] 어깨 위의 악마가 내게 말했다: "야, 그건 좀 아니다." 슬사의 기타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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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그건 아니다," 어깨 위의 악마가 작고 붉은 날개를 팔랑거리며 말했다.
"해, 해버려!" 반대쪽 어깨에 앉은 천사가 옅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속삭였다.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어깨 위의 두 짐승이 서로 다른 이유로 숨을 죽였다.
악마는 두 손으로 눈을 가리느랴 삼치창을 짤랑 소리 나도록 떨어뜨렸고, 천사는 기대에 부푼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부서진 가로등 빛이-죽어버린 구시대의 쇳덩어리가- 내 뺨을 쓸었다. 금 간 시멘트가 모든 것이 사라진 첫 날의 균열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언제부터 내 양심이란 놈이 우스꽝스러운 모양을 하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전기가 모두 끊긴 후인 것 같은데, 하늘이 제 색을 잃어버린 날 보다는 전이었을 테지.

"한 걸음만 더, 한 걸음만!" 천사가 환희에 차 울부짖었다.
"믿을 수가 없구만," 악마가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나도 담배 한 대만 폈으면 좋겠는데. 늦은 밤 발코니에 홀로 서 주황색으로 물든 도시의 야경을 바라봤던 시절이 수백년 전처럼 느껴졌다. 태양은 이제 떠오르지 않는다. 스모그 짙게 깔린 하늘은 낮과 밤의 구별을 의미 없게 만들었다.

나는 손을, 온기만을 찾아 되는대로 옷감을 뒤집어쓴 손을 뻗었다. 손톱은 갈라지고 더럽혀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목욕한 때가 언제더라? 천사가 미쳐 날뛰고 악마가 우울해하던 때였는데.

천사와 악마는 내게 큰 도움이 되어주어 왔으나, 날이 갈수록 점점 못쓰게 되었다. 윤리는 빛을 잃었고, 더 이상 부술 규율도 지킬 규범도 사라졌으며, 두 놈들도 그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더러운 노예들을 사슬에 엮어 트럭 뒤로 끌고 가는 식인마를 그들은 보았다. 자기 아이 몫의 음식을 아이가 자는 동안 훔쳐가는 아비를 그들은 보았다. 생존을 위한 윤리는 흑백도 회색도 몰랐다, 오직 핏빛 선홍색만 있을 뿐.

나는 천천히 넝마조각이 된 바짓단에 숨겨둔 총을 꺼내들었다. 총알은 단 한 발 남아있었다 - 나를 위해 남겨둔 단 한 발의 탄환이.

"쏴! 죽여! 죽여! 죽여! 죽여! 죽여!"

천사는 전에 있던 총명함을 완전히 잃은지 오래였다. 그녀는 내 어깨 위에서 입에 거품을 물며 소리쳤다. 누군가 굳게 잠긴 지하실에 버려두었던 늙은이가 떠올랐다. 노인은 침을 질질 흘리며 자기 머리채를 잡아뜯고 있었다. 늙은이는 미친 개처럼 핏발 선 눈을 하고 있었다.

"이봐, 그냥 돌아가자고," 악마가 빌기 시작했다. "이런 짓은 제발 그만 둬..."

나는 피로 물든 더러운 옷더미 앞에 쭈그려 앉았다. 여인의 얼굴은 핏기 없이 창백했고, 뺨은 깊게 꺼져있었다. 여인의 비명소리를 듣고 이 숨겨진 거처를 찾을 수 있었으나, 이제 그녀는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치맛단이 피로 검게 물들어 있었다. 나는 그녀의 죽은 팔이 굳게 안은 천뭉치를 겨냥했다.

"자, 방아쇠를 당겨!" 천사가 울부짖었다. "이 세계에서 자라나게 되면 살게 될 삶을 생각해봐! 쏴버리는 거야!"

"그냥 지나가, 총알을 낭비하면 안돼...그건 너한테 쓸 탄이야," 악마가 반박했다.

나는 숨을 깊게 들이 쉬고 눈을 감았다. 천뭉치가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이 껍데기만 남은 세계에는 어울리지 않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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